[건강한 가족] 자궁근종 환자의 자궁 지켜주는 색전술 개척
중앙일보 C4면1단| 기사입력 2016-11-14 00:04 | 최종수정 2016-11-14 06:38

자궁은 여성에게 ‘제2의 심장’과 같다. 임신·출산에 중요한 기관이다. 이런 자궁에 혹이 생기는 자궁근종은 가임기 여성에게 치명적이다. 근종의 크기·위치에 따라 난임이나 자궁 적출로 이어질 수 있다 . 위기에 놓인 자궁근종 환자에게 민트영상의학과 김재욱 원장의 의술은 희망이다. 그는 자궁을 보존하며 근종을 치료하는 자궁근종색전술을 개척했다.
색전술(인터벤션)은 얇은 관을 이용해 근종으로 가는 혈관을 차단하는 시술이다. 영양분·산소를 공급받지 못한 종양은 괴사한다. 자궁근종색전술은 전신마취가 필요없다. 칼을 대지 않아 신체 조직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 그만큼 회복도 빨라 1주일이면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김재욱 원장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인터벤션 영상의학 전문병원인 민트영상의학과를 개원해 대학병원에서만 시술하던 색전술을 개인병원에서 꽃피웠다. 인터벤션 영상 의학이란 인체 내 혈관을 볼 수 있는 첨단 혈관조영장비를 이용해 진단·치료하는 의학 분야다. 자궁근종색전술이 여기에 속한다.
요즘엔 입소문이 나 환자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다른 의료기관 의사들도 환자를 의뢰한다. 하지만 개원 초기엔 인터벤션 영상의학이라는 용어가 낯설어 오해를 많이 샀다. 대표적인 게 ‘대체의학이 아니냐’는 시선이었다. 큰 대학병원이 아닌 개인병원에서 인터벤션 진료를 하는 게 처음이었고, 산부인과가 아닌 영상의학과에서 자궁근종을 치료하는 데 대해 환자들은 의문을 가졌다.
그럴수록 김재욱 원장은 객관적으로 검증된 데이터를 활용해 시술 효과를 알렸다. 실제로 세계적 의학저널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은 자궁근종색전술을 기존의 수술 치료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고 평가했다. 2008년 미국산부인과협회는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를 뜻하는 ‘레벨A’를 부여했다.
김 원장은 색전술을 진일보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대표적 사례가 정계정맥류 시술이다. 고환 정맥이 늘어나 남성 난임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정계정맥류를 색전술로 치료하는 것도 전문 분야다. 인터벤션 분야의 저변 확대를 이끄는 김 원장의 실력이 해외로 알려지면서 외국인 환자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홍콩 의사들은 민트영상의학과를 벤치마킹하고 돌아갔다.
민트영상의학과는 내년 1월, 전반적인 자궁근종 질환을 치료하는 민트병원으로 확장·이전한다. 색전술뿐 아니라 고온의 초음파로 종양을 없애는 시술(MR-HIFU)·하이푸를 도입하고, 산부인과까지 진료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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