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신화 이끈 동네 병원들
[커버스토리] 몸집 키운 병원 성공 비결은
차별화와 타이밍

양보혜 기자 | 승인 2017.05.02 07:00
정형외과의원을 4년째 운영 중인 A원장은 고민이 있다. 대기실에 가득찬 환자들의 불편을 해소하려고 의사를 더 채용했지만, 대기인원은 그대로다. 주변에선 차라리 이 기회에 병원을 확장해보라고 조언하지만, 행여 지금처럼 환자가 몰리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선뜻 확장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런데 A원장과 비슷한 고민을 가진 개원의가 적지 않다. 이에 안정과 변화 사이에서 도전을 선택해 병원 확장에 성공한 선배 의사들의 성공 비결을 살펴봤다.
Part 1ㅣ분석
규모 확장에 성공한 의료기관들의 3가지 공통점
의원에서 병원으로 승격한 의료기관 수가 매년 비슷한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종별 변경을 이유로 폐업 신고한 의료기관이 2012년 27곳, 2013년 23곳, 2014년 14곳, 2015년 14곳, 2016년 22곳 등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 보면 인구밀도가 높은 서울, 경기, 부산에서 의료기관 종별 전환이 많이 이뤄졌다. 적지 않은 의원이 병원으로 몸집 키우기에 나서지만 성공하는 사례는 많지 않다. 이에 규모 확장에 성공한 의료기관들의 공통된 특징을 살펴봤다.
특징➊ 베이비붐·고령화 등 사회변화 부응
성공신화를 쓴 동네의원들은 인구구조 변화와 맞닿아 있다. 출산율이 급격히 증가해 인구의 14% 이상을 차지한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가 등장한 시기에는 ‘산부인과의원’이 급성장했다.
그 대표적인 사례로 가천대 길병원과 차병원그룹이 꼽힌다. 길병원재단의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 가천대 길병원은 인천 자성의원이 이길여산부인과의원으로 명칭을 변경한 후 의료법인 인천길병원으로 전환되면서 성장의 기반을 다졌다. 이후 남동길병원·양평길병원·철원길병원 등이 설립되고, 의과대학까지 보유하게 되면서 지금의 형태로 발전했다. 차산부인과의원에서 시작해 차병원, 차의과학대학까지 보유한 차병원그룹의 성장 모습도 가천대 길병원과 크게 다르지 않다.
김용기 골드와이즈닥터스 센터장은 “베이비붐 세대가 출산을 하면서 산부인과의원이 전성기를 맞이했다”며 “이 시기 병원장들은 성장할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과감하게 투자해 병원 규모를 종합병원으로 키웠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베이비붐 세대가 노인이 되면서 노인성 질환과 관련된 정형외과, 신경외과, 안과 등이 약진하고 있다. 관절·척추 관련 질환을 주요 진료과목으로 하는 의원 중 병원으로 도약한 곳이 많다. 우리들병원, 바른세상병원 등이 대표적이다. 서동원 바른세상병원 원장은 “우리나라가 고령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디스크, 관절통을 앓는 환자들이 늘어 정형외과의원이 병원으로 규모를 키운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며 “인구구조라는 사회 변화가 의료기관의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특징➋ 틈새시장 공략 제대로 먹혀
달라진 환자들의 의료수요를 파악해 차별화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한 의원들이 병원으로 성장한 경우도 많았다. 쉽게 말해 틈새시장을 공략한 것인데, 최근 환자들은 최소 침습치료, 회복이 빠른 치료에 관심이 높다. 수술보단 가급적 비수술적 치료를 원한다는 것이다.
이런 사회적 수요를 반영해 ‘비수술 척추치료’로 인기를 얻은 우리들병원이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지목된다. 척추치료는 크게 수술적 치료와 비수술적 치료로 나뉘는데, 우리들병원이 성장할 당시 대학병원들은 수술적 치료를 주로 시행했다. 우리들병원은 많은 병원에서 시행하는 수술적 치료가 아닌 비수술적 치료를 전면에 내세워 차별화에 성공했다.
산부인과에서도 비수술적 치료가 관심을 얻고 있다. 자궁근종의 경우 적출술을 하는 게 보편적이며, 적출술이 아니라면 복강경을 시행한다. 복강경은 수술부위의 크기나 개수를 점차 줄여나가며 발전하고 있지만 여전히 합병증의 위험이 크다. 이에 산부인과 영역에서도 인터벤션(비수술) 치료가 관심을 끌고 있다. 인터벤션 전문 의료기관인 김재욱 민트병원 원장은 “의술이 발전하면서 치료의 패러다임이 환자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며 “자궁근종 치료 시 실시간으로 영상 이미지를 보면서 최소 침습으로 수술 없이 치료하는 인터벤션 치료에 대한 환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비교적 짧은 기간에 의원에서 병원으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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