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검진법으로
사춘기 아들 '정계정맥류' 체크해보세요
음낭에 울퉁불퉁한 핏줄 생겨
WHO "청소년 필수 검사 항목"
방치하면 고환 위축·불임 유발
기사입력 2017-04-25 03:06
[황여정 시니어조선 기자 hyj@chosun.com]
사춘기가 막 시작되는 10~12살, 이 즈음의 남자 아이들의 몸은 급격한 변화를 겪는다. 2차 성징이 나타나면서 점점 청소년기의 문이 열리는데, 시작은 고환의 성장이다. 사춘기 아들을 둔 아빠라면, 아이가 이러한 몸의 변화를 겪을 때 고환이 정상적으로 잘 성장하고 있는지 주기적으로 살펴봐야 한다. 고환은 남성 호르몬이 분비되고, 정자가 생성되는 중요한 기관이기 때문이다. 만약 정상보다 크기가 작다면 정자가 제대로 생성될 수 없다. 또한 음낭 속 정맥이 늘어나 울퉁불퉁해지는 정계정맥류는 유아·청소년기에도 발병할 수 있고, 방치할 경우 고환 위축이나 불임 등의 합병증이 생기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이것이 국제보건기구 WHO가 10세 전후 청소년기에 꼭 받아야 할 검사 항목으로 정계정맥류를 꼽은 이유다.

◇ 같이 목욕하며 확인하는 '아빠 검진법'
민트병원 정맥류센터 김건우 원장은 "정계정맥류의 경우 평소 별다른 증상을 못 느끼거나, 고환 쪽에 불편감이 있어도 얘기하지 못하고 혼자 끙끙 앓는 경우가 흔하다"면서 "가장 자연스럽고 정확한 '아빠 검진법'은 아이와 목욕하면서 관찰하거나 아이가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방법을 가르쳐주며 유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법은 두 가지다. 따뜻한 물로 샤워한 후 음낭이 처져 있을 때, 눈으로 보거나 직접 만져보는 것이다. 눈으로 봤을 때 ▲고환의 좌우 크기가 크게 다르거나(약간의 차이는 정상이다) ▲음낭이 많이 처지거나 ▲고환 주위로 구불구불한 핏줄이 심하게 보인다면 전문의의 진료가 필요하다. 겉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배에 힘을 준 상태에서 양손을 고환에 대고 만져봤을 때 고환에 핏줄이 만져진다면 이 역시 정계정맥류가 의심되는 증상이다. 또한 오랫동안 서 있을 때 고환에 통증이 느껴지거나 묵직한 불편감이 있고, 평소에 발열감 등이 느껴지는 증상도 이상이 있다는 신호다.
정계정맥류는 고환정맥의 판막이 선천적 혹은 후천적으로 손상되면서 정맥피가 역류해 혈관이 늘어나는 질환이다. 하지정맥류와 같은 원리로, 단지 위치가 고환인 것이 다른 점이다. 그런데 음낭에 생긴 정맥류는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한다. 바로 '불임'이다. 역류된 피가 흐르지 못하고 정체되면서 고환의 온도를 상승시키고, 정자의 생성과 운동성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실제로 남성 불임의 약 35%는 정계정맥류가 원인이다.
◇ 일어선 자세로 초음파 검사해야 정확
초음파는 정계정맥류를 가장 정확히 진단할 수 있는 검사다. 혈관 상태 외에도 혹이나 염증의 유무 등 고환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살피는 유일무이한 방법이다. 검사와 판독이 실시간으로 이뤄지므로 의사의 경험과 숙련도에 따라 진단이 달라질 수 있다.
고환 초음파는 검사받는 자세도 중요하다. 김건우 원장은 "똑바로 일어선 자세에서 혈액이 중력의 영향을 받아 고환에 고이게 한 상태로 검사해야만, 실제 일상생활이나 운동 중 고환의 혈류 상태를 재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치료 방법은 간단하다. 이른바 '정계정맥류 색전술'로 혈관조영장비를 갖추고 인터벤션(혈관 내 시술) 치료가 가능한 병원에서 인터벤션 영상의학 전문의에 의해 시행된다. 색전술은 15분 정도로 시술 시간이 짧고, 마취나 통증·출혈이 없는 비절개 치료이므로 당일 퇴원이 가능하며 일상생활로의 복귀도 빠르다. 김건우 원장은 "정계정맥류는 치료만 잘 받으면 정자의 수, 운동성 등이 최대 80%까지 호전된다"면서 정기적인 검사와 적기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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