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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젊은 여성에서 흔해진 자궁근종 … 자궁보존치료 중요성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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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민트병원 | 작성일자 | 17-11-27 13:29 | 조회 | 1290 |
젊은 여성에서 흔해진 자궁근종 … 자궁보존치료 중요성 높아져
![]() 민트병원 자궁근종통합센터 김영선 원장/의학박사(인터벤션영상의학 전문의)
최근 자궁질환 중 관심이 높은 것이 여성호르몬의 일종인 에스트로겐의 영향을 많이 받는 ‘자궁근종’이다. 이는 자궁 내 평활근이 증식하는 일종의 양성종양이다. 자궁근종이 갑작스레 떠오른 것은 가임기여성 10명 중 3~5명에서 발견될 만큼 흔해졌기 때문이다.
자궁근종은 과거 중년 여성의 전유물로 알려졌지만 최근 한 대학병원 연구결과 20대 후반~30대 초중반 젊은 가임기 여성에서도 급격히 늘었다. 연구팀이 2003~2013년 사이 자궁근종 연간발생률 증가 추이를 분석한 결과 26~30세 군의 연간발생률이 0.21%에서 0.73%로 3.48배 증가했다. 김하정 민트병원 자궁근종통합센터 원장(산부인과 전문의)은 자궁근종 유병률이 상승하는 이유에 대해 “과거보다 초경 나이가 빨라지는 반면 첫 임신은 늦거나 출산횟수가 적어지면서 여성호르몬에 더 일찍, 더 오래 노출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자궁근종은 예방법이 없다. 위험인자가 있는 여성은 병원과 친하게 지내며 꾸준히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답이다. 근종이 있다면 3~6개월에 한 번씩 잘 관찰하다가 변화가 생기면 적절한 치료 방침을 정하는 게 좋다. 최근엔 자궁근종이 발견된 경우 무조건 자궁적출을 권하던 과거와 달리 의사들도 자궁보존 치료법을 적극 권하는 추세다. 자궁을 단순 임신·출산만을 위한 기관으로 보지 않고 여성성을 상징하는 기관으로 인식하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서다.
아예 칼을 대지 않는 비침습적 치료 수요도 크게 늘었다. 대표적으로 미혼여성의 임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자궁근종 치료법이 ‘MR하이푸’와 ‘자궁근종색전술’ 등이다. 하이푸 치료는 고강도집적초음파를 활용해 칼을 대지 않고 강한 에너지로 근종만 타깃으로 태워 괴사시키는 방법이다. 단 의사의 눈을 대신할 영상장비가 필수적으로 동원된다. 초음파와 MRI 중 어떤 영상을 보느냐에 따라 ‘초음파하이푸’와 ‘MR하이푸’로 구분된다. MR하이푸는 훨씬 세밀하고 또렷한 영상을 제공하여 근종이 크거나 개수가 많더라도 꼼꼼하고 정확한 치료를 할 수 있다.
특히 MR하이푸는 자궁내막 손상을 최소화해 임신계획을 세운 여성에게 좋은 치료옵션이 될 수 있다. 자궁내막은 수정란의 착상과 임신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만큼 손상을 피해야 하는 기관이다. 김영선 민트병원 자궁근종통합센터 원장은 지난 9월 MR하이푸 자궁근종 치료 후 자궁내막 손상정도를 주제로 한 논문을 SCI급 학술지인 유럽영상의학회지에 발표했다.
그는 MR하이푸 치료를 받은 101명의 환자 대상으로 시술 전후 자궁내막 손상 정도를 분석했다. 연구결과 자궁내막 손상이 없는 경우가 56.4%, 1㎝ 미만 미세손상이 39.3%로 조사됐다. 손상된 경우만 추적검사한 결과 81.1%의 환자가 금세 회복됐다. 즉 시술 후 손상도가 거의 없어 임신을 계획하는 여성도 무리 없이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김영선 원장은 “MR하이푸는 골반강 전체를 3차원 입체영상으로 볼 수 있고, 실시간 장기 온도 모니터링도 가능해 기존 하이푸 부작용인 다른 장기손상 위험을 현저히 낮췄다”며 “이같은 장점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MRI 유도 방식의 하이푸만 임상치료용으로 허가했다”고 소개했다.
환자의 치료동선을 줄인 것도 장점이다. 초음파하이푸는 치료를 전후로 MRI를 별도로 찍어야 하지만 MR하이푸는 MRI를 찍기 위해 대기하거나 자리를 옮길 필요가 없으므로 한 자리에서 검사, 시술, 치료결과 확인까지 마칠 수 있다.
또 다른 비수술적 자궁근종치료법인 자궁근종 색전술은 하이푸를 적용하기 어려운 환자에게 쓰일 수 있다. 사타구니에 2㎜ 정도 주사구멍을 내고 혈관 속으로 카테터를 삽입, 근종으로 이어진 혈관을 찾아 입구를 색전제로 차단한다. 시술 후 근종에 공급되던 혈액이 끊기고, 영양분과 산소가 차단되며 크기가 줄어들고 증상이 호전된다. 괴사돼 쪼그라든 자궁근종은 몸속에 남아도 아무런 해가 없다. 이어서 김 원장은 “자궁근종은 보통 다발성으로 두 개 이상 생겨나는 경우가 더 흔하다”며 “이미 치료를 받았더라도 자궁의 다른 부위에 또 생기진 않는지 정기적으로 검진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디지털기획팀 이세연 lovo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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