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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의술은 과학적 근거가 기본…MR하이푸 연구 외길 걸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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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민트병원 | 작성일자 | 17-11-02 10:41 | 조회 | 1360 |
“의술은 과학적 근거가 기본…MR하이푸 연구 외길 걸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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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다 SCI급 하이푸 논문을 발표한 민트병원 자궁근종통합센터 김영선 원장(영상의학과 전문의·의학박사)이 민트병원에서 ‘제2의 전환점’을 맞았다. 그가 ‘자궁근종 하이푸(HIFU) 연구자’의 길을 선택한 된 것은 11년 전 지도교수님의 조언에서 비롯됐다.
그는 이후 캐나다 써니브룩헬스사이언스센터에서 2년간의 장기연수를 받고 삼성서울병원으로 돌아와 2008년부터 필립스사의 MR하이푸 장비구축과 임상센터 건립을 총괄했다. 10년 이상을 임상연구에 몰입한 결과, 올해까지 하이푸 관련 SCI(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급 논문만 31편을 발표했다. 국내외를 통틀어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하이푸 외 기타 논문까지 합치면 139편에 달한다.
그가 하이푸 연구에 전념하게 된 것은 ‘의술은 과학적 근거가 기본이 돼야한다는 철학’ 때문이다. 김영선 원장은 “하이푸가 첨단의 자궁근종 치료이긴 하지만 누구에게나 가장 좋은 치료는 아니다”며 “치료의 안전성과 효과를 보편적으로 인정받으려면 더욱 철저하게 연구데이터와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이푸는 진단용 초음파보다 약 100만 배 강한 치료용 초음파를 종양의 한 점에 집중시킨 후, 이로 인해 발생하는 고열로 병변을 치료하는 최신 의료기술이다. 체외에서 초음파를 쏘지만 몸에 흔적이 남지 않아 만족도가 높다. 처음 도입됐을 때에는 간암, 췌장암 치료용으로 먼저 활용됐다가, 자궁근종 및 자궁선근증에서 치료효과가 입증되면서 상용화에 성공했다.
단 하이푸는 비침습적 시술로 시술자가 영상을 보면서 기기를 조작해야 한다. 병변의 위치와 모양을 확인하고, 초음파를 집속하는 정확한 목표점을 찾고, 치료의 진행방향을 실시간으로 결정하기 위해서다. 이때의 ‘영상’이 초음파 촬영인지, MRI 촬영인지에 따라 초음파하이푸와 MR하이푸로 구분된다. 하이푸는 몸 속의 보이지 않는 부분에 고열을 쏘는 것이라 자칫 위험할 수 있다. 어떤 영상기법을 쓰느냐가 치료의 안전과 효과를 좌우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 중 MR하이푸 방식만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임상치료용 허가를 받았다. 건강보험 포괄수가제도 MR하이푸만 적용된다. 이는 단지 MRI가 영상범위가 넓고 화질이 좋기 때문만은 아니다. 김 원장은 이보다 중요한 차이로 치료 부위와 주변 조직의 온도를 감지하는 ‘온도 모니터링 기능’을 꼽는다. 김영선 원장은 “열 치료는 온도를 민감하게 모니터링하지 않으면 주변 장기와 뼈, 신경에 손상을 입힐 수 있다”며 “논란이 되고 있는 일부 하이푸 시술의 부작용 사례가 대부분 여기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하이푸는 보통 이해하기 쉽게 ‘자궁근종을 태운다’고 표현하지만, 실제로는 섭씨 65~80도면 혈류가 차단되면서 괴사되면서 치료효과가 나타난다. MR하이푸는 MRI를 이용한 온도 모니터링 기능을 통해 위의 적정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최소의 열에너지만을 사용하는 것이 장점이다. 따라서 과도한 에너지 사용으로 인한 주변 장기의 열 손상을 막아 보다 안전한 치료가 이뤄진다.
김 원장은 이와 같은 맥락에서 MR하이푸의 안전성을 입증하는 연구결과도 여러 차례 발표했다. 지난 9월 SCI급 학술지 ‘유럽영상의학회지(European Radiology)’에 실린 논문이 대표적이다. 그는 이 연구에서 117개의 자궁근종 MR하이푸 치료 후 정상자궁내막은 대부분 손상되지 않거나 미세한 정도의 손상만을 보였으며, 설사 손상이 될지라도 추후 대부분 정상으로 회복됐다고 결론지었다. 이를통해 임신을 계획 중인 환자에게 MR하이푸 치료가 안전한 치료옵션이 될 수 있다는 증거를 제시했다.
현재 국내에는 일반 산부인과를 중심으로 40개 남짓의 초음파하이푸가 가동 중이다. 그에 비해 MR하이푸는 보급률이 낮다.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단 7곳에 설치된 것이 전부다. 장비가격이 높고, 하루 시술건수가 최대 2~3건으로 제한되므로 병원 입장에서 수익을 내기 어려운 탓이다.
민트병원은 원래 김재욱 대표원장(영상의학과 전문의)의 자궁근종 색전술로 유명한 곳이지만, MR하이푸를 전담하는 김영선 원장과 복강경 절제술을 전담하는 김하정 원장(산부인과 전문의)이 합세하면서 아예 ‘자궁근종통합센터’를 따로 개소했다.
김영선 원장은 “자궁근종은 암 만큼이나 복잡한 형태를 띄고, 치료법도 다양하기 때문에 다학제적 접근의 중요성이 높은 질환”이라며 “각 분야 전문가의 실시간 협진은 ‘보다 나은 치료’를 위한 필수조건이다. 민트병원이 시행하는 자궁근종·자궁선근증 질환만을 치료하는 다학제 센터는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모델”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대학병원의 안정된 직책을 박차고 나왔지만, ‘진짜’ 환자 중심의 진료를 할 수 있어서 지금이 더 행복하다”며 “지금까지의 연구를 진료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환자와 소통하면서 더 의미 있는 연구를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디지털기획팀 이세연 lovo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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