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초등학생 딸과 엄마가 함께
산부인과 찾는 이유는?
[스포츠서울 김수지기자]최근 산부인과 진료를 함께 받으려는 모녀가 늘고 있다. 과거에 비해 부인과 진료의 중요성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며 어릴 때부터 병원에서 자신의 여성건강을 지키는 게 당연해지는 분위기다. 대한산부인과학회도 매년 5월 셋째주를 ‘퍼플리본 캠페인 주간’으로 정하고 자궁경부암 및 자궁건강 인식재고에 나서는 중이다.
실제로 초등학생 딸과 40대 초중반 엄마들이 함께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 딸은 초경 시작 무렵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을 접종받고, 엄마는 전반적인 여성검진을 받으며 건강관리에 나서는 것.
◆초등학생 딸, 자궁경부암 백신접종·초경 등 ‘건강상담’
국내 자궁경부암 환자는 매년 4000명 정도 발생한다. 주요인은 성관계로 감염되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다. HPV는 콘돔으로도 차단되지 못하며, 살면서 수회 감염될 수 있는 흔한 바이러스다. 하지만 바이러스가 오래 머무르면 암으로 이어질 수 있어 미리 차단하는 게 상책이다.
김하정 민트병원 산부인과 원장은 “HPV는 현재 150여종이 발견됐으며 그 중 암을 일으키는 고위험군이 16, 18형으로 자궁경부암 환자의 약 70%에서 발견됐다”며 “미리 백신을 접종하면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형성돼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자궁경부암 백신은 사춘기에 접어들 무렵, 성생활을 시작하기 전 맞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특히 성인은 백신을 3회 접종해야 하는 반면, 어린이들은 2회만으로도 충분하다. 미국 소아과학회(AAP)와 미국 질병관리본부(CDC) 등은 11~12세 소녀에게 의무적으로 HPV 백신을 접종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국내 전문가들은 최적의 접종시기로 중학교 진학 전을 꼽는다. 국내서도 NIP에 자궁경부암 백신을 추가했다. 만12~13세 여자아이는 누구나 무료로 HPV백신을 접종받을 수 있다.
대한산부인과학회와 대한부인암학회는 관련 임상연구 분석결과 적정 연령에 백신을 접종했더니 대상자의 90% 이상이 자궁경부암 예방효과를 얻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하정 원장은 “이는 12세 이전 연령에는 상대적으로 적은 백신접종만으로도 충분한 예방효과를 내는 항체가 유도될 수 있다는 의미”라며 “또 이 시기는 초경에 접어드는 등 신체변화를 겪는데, 백신접종과 함께 의사로부터 관련 정보를 습득할 수 있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40대 엄마들, 자궁근종·난소나이검사로 ‘건강설계’
엄마들은 아이가 백신접종을 받는 동안 자신의 자궁·난소건강을 돌본다. 40대 여성에서 가장 흔한 양성종양인 자궁근종 여부를 검진받고, 필요에 따라 난소기능검사 등을 시행한다.
자궁근종은 위치나 크기에 따라 달리 나타나며 일반적으로 크기가 클수록 증상이 심하다. 월경 중 과도한 출혈, 변비·빈뇨·복부팽만 등 압박증상, 월경통·성교통 같은 통증 등이 나타난다. 방치하면 빈혈, 통증 증상이 악화되고 크기가 지나치게 커진 경우 자궁적출 등 수술치료를 피할 수 없어 조기검진이 최선이다. 검진은 간단히 초음파로 이뤄진다.
김영선 민트병원 자궁근종통합센터 원장은 “자궁근종이 발견된 경우 근종의 크기·위치, 환자의 나이·직업, 향후 임신 희망 여부 등 신체적·경제적·사회적 요소를 고려해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며 “최근엔 자궁을 보존하는 자궁근종 하이푸치료와 자궁근종 색전술 등 비수술적 치료의 선호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난소나이검사를 병행하는 엄마들도 늘었다. 난소는 ‘난자’를 만들어내고 보관하며, 에스트로겐·프로게스테론 등 성호르몬을 분비해 여성의 건강에 중요한 중심축인 생식기관이다. 난소가 노화할수록 폐경에 가까워진다는 의미이며, 다른 질환에도 취약해질 확률이 높다.
김하정 원장은 “최근엔 완경 시점을 파악하고, 보다 오래 건강하고 젊게 살아가려는 여성이 부쩍 늘었다”며 “난소나이는 간단한 채혈 후 AMH(항뮬러관호르몬)검사로 간단히 확인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러한 수치를 통해 난소가 일을 끝낼 시점을 미리 파악할 수 있고 이를 토대로 가족계획, 호르몬치료, 생활습관 개선 계획 등을 세울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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