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자궁근종 얼마나 더 자랄까요?
글: 민트병원 자궁근종통합센터 김영선 원장/의학박사(영상의학과 전문의)
진료현장에서 매우 자주 듣는 질문입니다. 사실 확실한 답을 드리긴 불가능합니다. 개인마다, 근종마다 성장속도가 다르고 같은 근종이라도 시기에 따라 성장속도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단, 한가지 확실한 것은 근종은 여성 호르몬의 영향을 받아 자라기 때문에 대부분 근종은 생리가 지속되는 한 계속 자란다는 점입니다. 좀 뜬구름같은 답이죠. 하지만, 몇가지 고려하면 도움이 되는 것이 있고 이번 포스팅에서는 이에 대해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첫째, 현재 나이가 중요합니다.
앞서 말씀 드렸듯 완경(폐경)에 가까울수록 근종이 앞으로 더 커질 여지는 작아집니다. 예를들어, 같은 6-7cm 직경이라도 49세 여성과 37세 여성은 상황이 너무 다릅니다. 49세에 6-7cm 근종의 경우 이로인한 증상이 없다면 앞으로 자라도 한계가 있으니 추적 관찰할 수 있지만, 37세에 이 크기이면 비록 증상이 없어도 치료를 고민해야 합니다.
둘째, 증상을 고려해야 합니다.
자궁근종은 증상이 발생하면 치료하는게 고전적인 원칙입니다. 그래서 비록 나이가 완경에 가까워도 증상이 심하면 치료 받으시는게 바람직합니다. 완경이 오는 나이는 사람마다 다양하며 호르몬 검사를 통해 어느 정도는 예측이 가능하지만 이를 정확히 알 수 있는 방법은 없기 때문입니다. 간혹 1년만 더, 1년만 더 참고 지내시다 50대 초반에 치료 받으시는 분들을 자주 경험하곤 합니다. 만약 더 젊은 나이라면 두말할 나위가 없죠.
하지만, 최근 비수술적 치료 (하이푸, 자궁동맥색전술 등)가 점점 더 많이 시행된다는 점도 고려되어야 합니다. 과거에는 수술적 치료 (근종절제술, 자궁전절제술)가 주로 시행되었기 때문에 근종의 크기가 조금 달라져도 치료 방법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아 추적 관찰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비수술적 치료는 근종 크기는 처음 크기의 일정 비율까지만 감소되며, 근종의 크기에 따라 치료 가능한 옵션이 줄어들기 때문에 과거처럼 증상이 없다고 무작정 기다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가령 10cm 근종은 치료 후 6~7cm까지 작아진다면, 6cm 근종은 3-4cm정도까지 작아질 수 있어 결과에 차이가 있습니다. 또한 11~12cm 근종이라면 하이푸로는 제대로 치료할 수 없는 경우가 많고 색전술이 유일한 비수술적 옵션이지만 6cm 근종이라면 하이푸, 색전술을 모두 선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셋째, MRI소견이 중요합니다.
앞서 말씀 드렸 듯 근종이 얼마나 더 자라날지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단, MRI에서 몇가지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항상은 아니지만 많은 경우 MRI에서 근종이 까맣게 보이면 회색이나 하얗게 보이는 근종보다는 성장속도가 느린 경향이 있습니다. 또한 MRI 소견을 보면 현재는 증상이 없을지라도 곧 특정 증상이 생길 가능성이 높은지, 많이 기다려도 증상은 별로 없을 것인지 알 수 있습니다. 예를들어 근종이 자궁내막에 가까이 있으면 멀지 않아 생리과다 증상이 생길 가능성이 높고, 근종이 밖으로 돌출된 형태라면 증상 없이 자라기만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MRI검사는 이전 포스팅에서 언급한 것처럼 근종이 전형적인 양성 근종인지, 아니면 혹시는 암 (자궁육종)의 가능성이 있는지를 판단하기에도 초음파검사보다 우월하다는 장점이 있고, 비수술적 치료 후에도 어느 정도 줄어들 것인지 대략적인 예측이 가능합니다. 물론 근종의 범위를 더욱 명확히 보여주고 초음파에서 보이지 않는 근종도 보여주는 장점은 기본이고요.
정리하면, 현재 나이 및 증상, 현재 근종의 크기 및 최근 성장양상, MRI소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향후 근종이 얼마나 더 자랄 것인지, 어떤 증상의 변화가 있을 수 있는지 대략이나마 예측할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치료를 해야할 지, 두고볼 지 결정하는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점은 환자 본인 스스로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그리고 가능하면 MRI검사를 통해 도움을 받으시길 추천합니다.
나이 및 증상, 근종 크기 및 최근 성장양상,
MRI소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향후 근종이 얼마나 더 자랄 것인지,
증상의 변화가 있을 수 있는지 대략적 예측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