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석혈관이 자꾸 좁아지는 이유
약한 정맥, 투석을 위해 단련시키다
투석혈관이란 가늘고 약한 정맥을 100배 정도 단단하고 압력이 높은 동맥에다 인위적으로 연결해서 강제로 발달시킨 정맥을 말합니다.(동맥과 정맥의 연결 - 동정맥루)
정맥에서 피를 빼거나 주사를 맞아 보면 알 수 있듯이, 정맥은 매우 가늘고 약해서 가느다란 주사바늘로 찌르고나면 아무리 지혈을 잘 해도 혈관이 터져서 주변으로 멍이 듭니다. 이처럼 약한 정맥을 투석을 위해 이틀에 한번 꼴로 찔러서 1분에 250ml 이상의 피를 뽑아내기란 불가능합니다. 이 때문에 정맥을 단련시켜야 하는 것이죠.
[그림 1] 정맥과 투석혈관의 변화
(좌) 정상 상태에서는 정맥이 매우 가늘고 약하게 보이지만
(중) 동맥과 연결해 놓으면 정맥이 굵어지는 변화를 겪게 된다
(우) 시간이 지나서 정맥벽이 두꺼워진 부분은 상대적으로 피가 지나는 길이 좁아지게 되는데(화살표)이를 협착이라고 한다
만들어 놓은 투석혈관에 자꾸 문제가 생기는 이유
가끔 투석혈관을 한번 만들어 놓았는데 왜 자꾸 문제가 생기느냐 하고 물으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런 분들에게 전 항상 ‘정맥은 단순한 파이프가 아니고 살아있는 조직이기 때문에 피의 흐름과 압력에 따라서 모양을 계속 바꾼다’고 말씀 드립니다.
동맥을 정맥에 연결해 놓으면 100배 정도 높은 압력의 피가 정맥을 흘러가야 하므로 처음에 정맥이 자라고 단련이 됩니다. 위 그림에서처럼 가느다란 정맥이 굵어지게 되는 것이죠. 그러나 정맥은 어쩔 수 없이 정맥이라는 한계가 있으므로 어느 순간이 되면 문제가 발생합니다. 저는 이런 상황을 아래 그림처럼 자전거 바퀴를 자동차에 키워놓은 상태에 빗대어 말씀드립니다.
[그림2] 투셕혈관은 자동차에 끼워 놓은 자전거 바퀴처럼
무리하게 사용되고 있는 상태에 놓여 있으므로 잦은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물론 자전거 바퀴를 자동차에 끼워 놓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바퀴가 약해지고 닳아서 터지는 과정을 겪게 되지만, 정맥은 시간이 지날수록 압력을 견디기 위해서 벽을 두껍게 만듭니다. 마치 일을 많이 하면 피부에 굳은살이 생기는 것처럼 말이죠. 이러한 변화는 초음파 검사로 관찰해보면 실제로 관찰할 수 있습니다. 아래 사진처럼 말이죠.
[그림3]
(좌) 확장이 잘 된 정맥은 그 벽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얇다. 내부의 검은 부분은 피가 지나가는 길이다
(우) 정맥에 압력이 지속되고 정맥은 이를 견뎌야 하므로 벽을 두껍게 만들어 버린다
이렇게 되면 실제 피가 지나가는 길은 좁아져 버린다. 이를 협착이라고 한다
한마디로 말해서 투석혈관이 자꾸 좁아지는 이유는 정맥을 무리하게 사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 더 생각해야 할 것은 찔러서 투석하지 않을 때에도 정맥으로 동맥피가 흘러가는 자체가 무리한 사용이며 이 상황은 365일 24시간 계속 지속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