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근종 하이푸, 치료 잘 되었는지 궁금하세요?
글 : 민트병원 자궁근종통합센터 김영선 원장/의학박사(영상의학과 전문의)
자궁근종 하이푸 치료 후 치료 방법을 평가하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치료하고자 하는 목적을 달성했는지입니다. 즉, 불편한 증상(예: 월경과다, 생리통 등)이 있었으면 그 증상이 호전되었는지, 그 호전된 상태가 얼마나 지속되는지입니다. 만약 크기가 문제였다면 치료 후 근종이 얼마나 작아졌는지가 되겠죠. 이건 환자 본인이 느끼거나 초음파 검사 측정치를 통해 비교적 쉽게 알 수 있겠죠.
하지만, 이러한 방식은 주관적이거나 시간이 오래걸리는 단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치료 직후에 치료가 얼마나 잘 되었는지를 (앞으로 증상호전이나 크기감소를 예측할 수 있는) 알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목적으로 사용되는 지표가 근종의 괴사율입니다. 말 그대로 전체 근종 용적 중 몇 %가 죽었고 몇%가 살아있는지를 말하는 수치입니다.
이러한 괴사율은 조영증강 MRI를 통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조영증강 (contrast-enhanced) MRI란 조영제라는 약물을 정맥에 주입하고 MRI를 찍는 기법인데, 이를 통해 혈류가 있는 (즉, 살아있는) 부위와 없는 (죽은) 부위가 구별되고 이를 통해 근종의 몇%가 괴사되었는지를 쉽게 알 수 있습니다. 하이푸 관련 논문에서 NPV (non-perfused volume) ratio (비관류용적비)라고 부르는 지표가 바로 이것을 의미합니다. 근종의 괴사율이 높을수록 증상호전의 정도가 높고 근종의 용적감소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가능한 높은 괴사율을 만드는 것이 단기, 장기 치료효과에 매우 중요합니다. 앞선 포스팅에서 말씀드린대로 완전괴사 (괴사율 100%)가 이루어지면 최고의 치료효과를 예상할 수 있는 상태입니다.
MRI에서 괴사율은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
MRI에서 근종이 아래 그림처럼 사각형의 25개 점으로 이루어졌고 괴사된 부위는 검게 보인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물론 MRI상 근종은 하나의 영상에서 훨씬 많은 pixel로 이루어져있으며, 실제는 평면이 아니고 입체이기 때문에 훨씬 더 복잡하지만 이해를 돕기 위해 간략화해 보겠습니다.
위와 같은 근종은 괴사율은 64% (=16/25)로 계산되겠죠. 반면 아래의 근종들은 각각 괴사율 0%(좌)와 100% (우)입니다.
그럼 실제 자궁근종 하이푸를 한 후의 실제 MRI 영상을 보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위 그림들은 자궁근종 치료 직후 조영증강 MRI영상이며 가운데의 동그란 까만 것이 치료한 근종입니다. 왼쪽의 경우 근종의 경계가 매우 깔끔하고 매끈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예상되는 근종의 경계 내부에는 하얀 부위가 조금도 없습니다. 반면 우측의 경우 근종 경계의 내부에 작지만 하얀 부위들 (노란 화살표)이 여러 곳에 관찰됩니다. MRI영상은 수 없이 많은 pixel들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위의 간략화된 예처럼 쉽게 수치화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좌측의 경우 쉽게 괴사율 100%임을 알수 있고, 우측의 경우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까만부위 / (까만부위+하얀부위)가 97%로 계산됩니다. 물론 이는 한 평면에서의 얘기이기 때문에 근종을 포함한 전체 영상에 적용하여 voxel의 개념을 적용한 용적비를 구해야합니다.
위의 좌측 그림을 보면 근종 경계 안쪽에 하얗게 보이는 부분이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근종의 괴사율은 86%로 계산된 경우입니다.
위의 우측 경우는 근종의 대부분이 살아있고 중심의 일부만 까맣게 변했습니다. 괴사율이 15% 인 경우입니다. 치료 결과가 매우 좋지 않아 치료효과가 거의 없음을 예상할 수 있는 소견입니다.
이와 같은 근종 괴사율은 치료 후 조영증강 MRI를 통해 쉽게 평가할 수 있습니다. 만약 MRI상 아주 작은 부위가 살아 있다면 (MR하이푸의 경우) 바로 그 자리에서 추가치료를 해서 완전괴사를 유도할 수 있겠고, 만약 괴사율이 마지막 예처럼 형편없다면 다른 치료를 계획해야겠죠. 따라서, 치료 후 조영증강 MRI를 통해 치료결과를 평가하고 정량화하는 것은 매우 중요해 하이푸 치료를 받았다면 필수적으로 시행해야하는 표준진료절차입니다. 치료 직후 시행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며칠 지나서 평가해도 큰 문제는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80%이상 괴사되면 양호한 치료이고 50%이상 괴사되면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물론 100%괴사되었다면 완벽한 치료이고요.
물론 이러한 평가는 MRI로만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조영증강 CT를 통해서도 똑같은 원리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CT는 방사선노출로 인한 위해가 있어 (특히 젊은 여성환자에서는) MRI로 평가하는 것이 좋습니다. 초음파로도 가능하긴 하지만 조영증강 초음파 (초음파조영제라는 약물을 혈관 주사한 후 검사)라는 특수기법을 시행해야만 하며 검사결과 평가가 주관적이며 정량화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MRI나 CT처럼 모든 사진이 남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검사자의 주관이 개입될 수도 있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전세계적으로 조영증강 MRI가 치료후 평가를 위한 표준 방법입니다.
자궁근종에 대한 하이푸 치료를 받으셨다면
반드시 조영증강 MRI를 시행하여 근종의 괴사율을
알아보는 것이 현명한 의료소비자의 자세
자궁근종의 하이푸 치료 후의 치료결과 평가를 위한 조영증강 MRI검사는 반드시 시행해야하는 표준진료의 일부입니다. 이는 근종의 괴사율을 알기 위함이기도 하고 치료 후 합병증 발생 여부를 평가하기 위함이기도 합니다. 자궁근종에 대한 하이푸 치료를 받으셨다면 근종의 괴사율을 반드시 물어보시는 것이 현명한 의료소비자의 자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