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근종 하이푸 치료 중 온도측정이 중요한 이유…
글 : 민트병원 자궁근종통합센터 김영선 원장/의학박사(영상의학과 전문의)
최근 수술을 대신해 자궁근종이나 선근증 치료에 많이 활용되는 하이푸 (HIFU) 치료, 고강도초음파 (high intensity ultrasound)를 이용해 유도되는 고열을 이용해 조직을 태워 치료하는 새로운 의료기술입니다.
일반적인 생체조직은 섭씨 65~70도의 열이 1~2초간 지속되면 괴사 (coagulation necrosis)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처럼 일반적으로 조직이 죽게되는 열의 양, 즉 열량 (온도와 시간이 결합된 개념, thermal dose)을 치사열량 (lethal thermal dose)라 부릅니다. 학문적으로 열량은 보통 섭씨 43도에서 “얼마”의 시간동안 가해지는 열과 같은지로 환산해서 표현하는데 (단위는 EM, equivalent minute) 위의 치사열량을 이런식으로 환산하면 240분 정도로 알려져 있고 그래서 치사열량은 240EM입니다. 이 말은 생체조직이 섭씨 43도에서 240분 동안 있으면 익어버린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주제에서 조금 벗어나긴 했지만 이는 흔히 얘기하는 저온화상이 일어나는 원리이고 열탕에서 4시간쯤 계속 있으면 인체조직이 괴사될 수 있다는 얘기죠.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하이푸의 주요 치료 대상인 자궁근종도 많은 경우 이러한 일반적인 원칙이 적용되기는 하지만 다른 종류의 종양에 비해 고열 치료에 대한 민감도 (susceptibility)가 매우 다양합니다. 이는 근종의 주요 구성성분인 세포(물)와 콜라젠섬유의 비율이 다양하기 때문인데요. 물은 비열 (어떤 물질의 온도를 섭씨 1도 높이기 위해 필요한 열량)이 매우 높은 물질이기 때문에 물 (세포)을 많이 함유한 근종일수록 조직을 괴사시키기 위해 높은 출력의 하이푸가 필요하고 콜라젠 섬유의 비율이 높은 근종일수록 낮은 출력의 하이푸로도 조직이 쉽게 괴사됩니다. 일반적으로 세포(물) 비율이 높은 근종은 MRI에서 밝게 보이고 콜라젠섬유 비율이 높은 근종은 MRI에서 어둡게 보입니다. 근종이 거의 세포로만 이루어진 근종은 아무리 강한 하이푸를 사용하더라도 온도가 잘 올라가지 않고 오히려 합병증만 유발하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이 예상되는 근종은 애초부터 치료를 시도하지 않는 것이 좋겠죠. 이것이 자궁근종에 대한 하이푸 치료를 결정하기 전 반드시 MRI(아래 그림)를 시행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자궁근종에 대한 MR하이푸 치료 화면: 치료 중 실시간으로 온도를 측정할 수 있어 이를 바탕으로 치사열량을 받은 부위를 알 수 있습니다. 그림의 컬러 맵 영장 중 흰색 선이 치사열량 (240EM)을 받은 부위를 의미하며 시술자는 이를 통해 치료 중 근종 조직이 괴사된 부위를 예측할 수 있습니다. 치사열량선이 근종을 모두 커버하면 시술을 마칩니다.
근종은 이렇게 다양한 조직특성 및 이로 인한 열 민감도를 보이기 때문에 실제 하이푸 치료 시 근종 조직을 괴사시키기 위해서는 즉, 치사열량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하이푸 출력은 매우 다양해집니다. 이러한 다양성을 결정 짓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근종 조직의 구성성분이지만 엄밀히 말하면 조직의 혈류량, 근종의 피부로부터의 깊이, 치료 지점 전방의 조직의 종류 (특히 복벽 지방 두께) 등 영향을 주는 인자가 매우 많습니다. 이러한 걸 모두 적절히 고려해서 최적의 하이푸 출력을 정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죠.
그래서, 중요한 것이 치료 중 온도 정보입니다. 아래 그림처럼 하이푸 치료 중 조직의 온도변화 및 그 지속시간을 알면 위에서 설명한 치사열량을 계산할 수 있고 그래서 조직이 괴사되는지 여부를 예측할 수 있습니다 . 만약, 치료중 온도 정보가 없다면 치료효과를 좋게 하기 위해 강한 에너지를 사용할 수 밖에 없습니다. 만약 치료 대상 근종이 강한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저항이 강한 (즉, 물성분이 많은) 근종이라면 그것이 적절한 에너지가 되겠지만 만약 저항이 약한 (즉, 콜라젠 섬유 성분이 많은) 근종이라면 불필요하게 과한 에너지를 사용하는 상황이 됩니다. 결론적으로 치료 중 온도 측정이 가능하다는 얘기는 근종을 괴사시키기 위해 꼭 필요한 정도의 최적 에너지만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하이푸 치료 중 실시간 온도정보를 바탕으로 최적의 에너지를 사용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첫째, 하이푸 치료 중 주변장기 합병증의 위험은 사용된 하이푸 에너지에 비례하기 때문입니다. 근종 조직뿐 아니라 주변 정상조직도 치사열량을 받으면 손상이 있어나기 때문에 하이푸 에너지가 강해질수록 합병증 혹은 부작용의 위험은 높아집니다. 근종의 속성에 따라 괴사를 유도할 수 있는 최적에너지만을 사용하는 것이 안전성에 가장 중요한 인자입니다. 낮은 에너지로 치료될수 있는 저항이 약한 근종 치료 시 근종만을 괴사시킬 수 있는 딱 그 정도의 최소 에너지만을 사용하면 하이푸 치료의 부작용 위험은 거의 없습니다.
둘째, 저항이 너무 강한 근종의 경우 불필요한 치료를 막을 수 있습니다. 간혹 MRI에서 하얗게 보이는 거의 세포로만 이루어진 근종 (첫번째 그림의 우측 사진)은 아무리 강한 에너지를 사용할지라도 하이푸로는 온도가 올라가지 않거나 불충분한 정도로만 올라갑니다. 이 경우 강한 에너지로 인해 부작용 발생의 위험은 높아지는데 치료는 거의 안되는 상황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치료 중 온도 정보가 있다면 수회 치료 후 불필요한 치료임을 알수 있게 되어 바로 치료를 중단하게 됩니다. 이 역시 안전을 위한 조치입니다. 이러한 상황은 치료 전 MRI를 통해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하지만 간혹 MRI상 중간정도로 보이는 근종도 혈류나 그외 원인으로 온도가 안올라가는 경우가 생길 수 있기에 치료 중 실시간 온도정보는 매우 중요합니다.
셋째, 치료 중 에너지가 강해질수록 일반적으로 환자가 느끼는 증상 (통증, 피부의 뜨거움)이 커지고, 각 치료 사이의 냉각시간이 길어져야 합니다. 즉, 최적의 에너지로 낮춰 치료한 경우 시술 중 느끼는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고 이를 조절하기 위한 투약도 최소화할 수 있으며 전체 치료시간도 감소되어 보다 수월한 치료가 가능해 집니다.
“하이푸 치료 중 온도 측정은 안전 뿐 아니라
치료의 수월성, 치료시간 단축 및 불필요한 치료를
막는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
이렇듯 자궁근종 하이푸 치료 중 치료 부위 온도를 측정할 수 있다는 것은 안전 뿐 아니라 치료의 수월성, 치료시간의 단축 및 불필요한 치료를 막는다는데 큰 중요성을 지닙니다. 앞선 포스팅에서 여러번 말씀 드렸듯 치료 중 온도 측정은 MR하이푸에서 가능합니다. 이것이 MR하이푸가 안전한 가장 중요한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