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조직검사도 하지 않고
자궁근종 색전술을 하신거죠?
암인지 아닌지 확인하고
시술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얼마 전 저희 민트병원에 보험사 직원의 전화가 한 통 왔습니다. “자궁근종 색전술을 받은 고객이 실손보험 청구를 해서, 문의전화를 했다”는 그 직원은 다짜고짜 “자궁근종 색전술을 치료로 인정할 수 없어 실손보험 지급이 어렵다“면서 마치 취조를 하듯 질문들을 정신없이 쏟아냈어요. 순간적으로 당황스럽고 어이가 없었습니다.
(현재, 자궁근종 색전술은 100% 국가 의료보험이 되는 시술입니다. 실손보험 역시 개인의 보험약관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내 생각해보니 보험사 직원이 아니라 일반 환자들이라도 저런 의문점이 들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내용을 정리해서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질문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자궁근종도
조직검사가 필요한가요?”
답은 이것입니다.
“아니오, 그렇지 않습니다.
초음파와 MRI 진단만으로도
충분히 암인지 아닌지
정확히 구분이 됩니다.”
자궁근종은 많은 여성이 평생에 한번 몸에 지니게 되는 양성 종양입니다. 말 그대로 ‘혹’이죠. 약 80%의 여성이 50세 이전에 자궁근종이 생기게 되지만 모두 치료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생리 과다나 생리통, 혹은 복부팽만 등의 증상을 일으키지 않는다면 치료할 필요가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자궁근종은 혹시나 하는 암의 가능성을 알기 위해 조직검사를 하지 않습니다.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초음파 검사와 MRI 검사로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영상을 통한 진단과정에서 자궁근종의 위치, 개수, 모양 등의 양상을 확인해 양성인지 악성(암)인지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아주 드물게 ‘자궁육종’이라는 암(발생빈도는 10만 명당 3~4명으로, 암 중에서도 꽤 보기 힘든 희귀성 암입니다.)은 초음파 검사에서 자궁근종과 구별하기 힘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MRI 영상과 근종이 자라는 속도를 확인하면 확연히 구분됩니다. 자궁육종임을 알 수 있는 여러 가지 특징적인 모양이 있어 MRI상 진단이 크게 어렵지 않습니다.
둘째, 조직검사의 신뢰도가 낮기 때문입니다.
조직검사는 자궁을 굵은 바늘로 찔러서 세포를 빼내,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는 검사를 말합니다. 하지만 바늘로 꺼내오는 세포가 암세포가 아닌 정상세포일 가능성(위음성률)이 높고, 대부분의 근종은 2개 이상의 다발성이라 모든 근종을 검사할 수도 없습니다. 따라서 검사결과가 부정확하고, 그만큼 신뢰도가 떨어집니다. 이런 검사를 과연 모든 자궁근종 환자가 받아야 할까요?
현재 자궁근종이 있으시다면, 진단과정 혹은 치료과정에서라도 조직검사는 필요하지 않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다만, 한 가지는 꼭 기억하세요.
암이 아니라 자궁근종이라는 확진을 위해서는 반드시 전문의에 의한 정확한 검사(문진과 초음파, MRI, CT 등 영상검사)와 판독, 충분한 상담을 받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