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거병 명명의 역사
레오 버거
Dr. Leo Buerger (1879-1943)
오스트리아태생의미국인 젊은 의사Dr. Leo Buerger는 폴란드와 러시아 출신유태인이민자 청년들 무리에서 손과 발에 차갑고 창백해지다가썩어 들어가는 특이한 병을 접하게 됩니다. 당시 뉴욕의 유명한 병원인 Mount Sinai병원에서 병리학자로 일하고 있었던 그는, 1908년에30여명의 이런환자를 보게 되었고 그 환자들의 절단된 11개다리에 대해서는병리적 변화를조사합니다. 그는조직검사에서 절단된 다리의 혈관에서혈관벽 전체에 걸친 심한 염증이 있고그 내부는 피가 굳은 혈전과 두꺼워진 내벽으로 완전히 막혀있는 모습을 관찰합니다. 이는 죽상동맥경화(동맥경화)와는 너무나 다른 모습이었기 때문에 이를 폐쇄혈전혈관염(thrombo-angiitisoblitrans)라고 이름 붙입니다. 그가한 환자들에 대한 기술은 아래와 같습니다.1
“환자들은 모두 20-40세로 젊다. 처음에는 발과 종아리 또는 발가락에 심한 통증이오는데 발의 감각이 둔하고 차가운 느낌이 같이 있다. 이러한 증상은 추운 날씨에 더 심해진다. 발을 보면 파랗게 질려서 마치 시체의 발을 보는 것 같고 만지면 매우 차갑고 발의 맥박이 느껴지지 않는다. 환자들이 조금 걷다가는 종아리에 급작스러운 심한 통증을 느끼면서 주저 앉는다.이후 몇 개월이 나 몇 년이 지나면 발가락이나 발의 일부가 검게 썩어 들어간다”
사실 이 병은 Dr. Buerger가 보고하기 30년 전에 독일의 의사인 Felix von Winiwarter에 의하여 1879년에 한 증례가이미 보고되어 있었습니다. 대개 어떤 질병에 사람이름이 붙는 경우는 그 이름의 사람이 그 병의 환자이거나최초로 보고한 의사입니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Dr. Buerger 는이 병에 걸린 적도 없고 또한 이 병을 처음 발견 했다고 주장한 적도 없었는데 그의 이름이 질병의 이름이 되어 있습니다. 사실 왜 이 병이 Buerger’s disease (버거병)로 불리게 되었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냥 세상이 그렇게 이름 붙인것이죠. 아마 그가 한 체계적인기술로 이 병이 세상에 제대로 알려졌다고 대부분의 의사들이 받아들여서 그렇게 명명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 병을 버거병으로 부르는 것은잘못된 명명이므로 병리변화 그대로를 표현한 폐쇄성혈전혈관염 (thromboangiitis obliterans)으로부르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는 주장도 많지만대부분의 의사들은이미 굳어 진대로 버거병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영어로하면 Buerger’s disease인데 우리말로는 버거병, 버거씨병, 버거스병 등으로 다양합니다. 현재 공식적인 한글 병명은 버거병입니다.
[참고자료]
1 Buerger, L. Thrombo-angiitis obliterans: a study of thevascular lesions leading to presenile spontaneous gangrene. Am J Med Sci136, 567-580 (1908).
글_ 배재익 민트영상의학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