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에세이]
자궁근종 색전술 후 11센티 근종이
완전히 배출된 환자
민트병원 자궁근종통합센터 김재욱 원장
아들을 낳아야 했던 35세 두 아이의 엄마
2009년 개원 초기였습니다. 첫째 임신 때 자궁에 근종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환자분이 계셨습니다. 첫째는 자연분만으로 건강한 딸을 출산하였고 이후 둘째아이를 임신하면서 근종도 같이 자라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둘째까지 자연분만으로 출산을 했는데 이후에 근종은 계속 자라서 내원 당시 11cm 정도까지 자란 상태였습니다.
자궁근종 치료를 위해 방문한 산부인과병원마다 두 자녀나 출산했고 근종이 너무 큰 상태이니 자궁을 다 제거하는 적출술을 해야한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나 35세 두 딸의 엄마에게는 그렇게 쉽게 적출술을 결정할 수 없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자궁을 다 제거하기에는 아직 젊기도 했고, 수술에 대한 부담도 있었지만, 집안에 아들이 없어 시부모님께서 대를 이을 아들을 원하셔서 셋째 임신을 해야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멀리 울산에서 내원하셔서 시행한 MRI검사에서 근종은 아랫배를 가득 채우고 있었고 자궁내막도 많이 눌려 있어서 더 이상 임신하거나 유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당시만 하더라도 비수술 치료로 자궁을 보전하면서 치료할 수 있는 색전술이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아서 반신반의하면서 멀리 올라오셔서 상담을 받으시고 시술을 결정하셨습니다. 색전술 치료는 성공적으로 무사히 마쳤고 시술 후 하루 입원하시고 퇴원하셨습니다.
일반적으로 자궁근종 색전술을 시행하면 근종의 부피의 약 60% 정도가 줄어들고 이 정도 부피 감소가 되면 향후 임신의 가능성은 더 높아지게 됩니다. 초기에는 근종이 괴사되면서 미열, 하복부 통증 등이 생기게 되는데 이런 증상을 겪으시고 특별한 문제 없이 지내셨습니다.
시술 후 3개월 정기검진을 위해 내원하셔서 시행한 MRI검사에서 근종은 완전 괴사가 되어 있었고 근종이 일부 빠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3개월만에 부피는 이미 50% 정도 줄어든 상태였고 향후 근종이 빠져나올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었습니다.
색전술 후에 근종이 괴사되면서 질을 통해 배출되는 경우가 약 10~15% 정도에서 생길 수 있다고 보고 되어 있어 알고 있었지만 이 환자분처럼 큰 근종이 다 빠지리라고는 저도 예상하지 못했었습니다. 5개월 후 다시 내원하셨을 때는 생리도 규칙적으로 하고 있었고 생리량도 많지 않은 상태였는데 이전에 있던 11cm 크기의 근종은 다 배출되어 자궁이 정상적으로 회복된 상태였습니다.
자궁근종색전술 후에 근종이 자연적으로 배출될 수 있고 배출되는 과정에 감염 등의 문제가 생길 경우에 적절한 치료를 하면 오히려 근종은 완전 배출되어 자궁이 정상으로 회복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배울 수 있는 경우였습니다.
의사들은 교과서와 스승을 통해서 의료 지식과 기술을 배우지만 가장 큰 스승은 환자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치료 전후 과정에 환자분들이 겪으시는 증상들을 어떻게 해결하고 도와 줄 수 있을 지 고민하고 준비하면서 더 나은 의료서비스를 만들어 갈 수 있게 됩니다.
이후로 1년이 다시 지나고 환자분의 소식이 궁금해서 연락을 드렸으나 전화번호가 바뀌어 연락이 두절되었습니다. 근종도 완전히 제거되어 잘 치료 받으셨지만 소망하기에는 셋째 아이로 건강한 아들을 출산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개원하고 9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습니다. 특히 초반에 우리 병원을 믿고 오셨던 환자분들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치료 특성상 잘 치료되시면 다시 뵐 기회가 많지 않은데, 다시 뵙고 그간의 기쁜 소식들을 함께 나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