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반울혈증후군과 관련된
비전형적 정맥류
글_ 김건우 민트영상의학과 원장
“엉덩이 정맥류”, 혹시 나도?
하지정맥류는 다리의 정맥혈관이 늘어나 혹처럼 부풀어오르는 질환을 말합니다. 보통 허벅지 안쪽의 대복재정맥이라는 혈관과 종아리 뒤쪽의 소복재정맥이라는 혈관의 역류로 인해 발생되죠.
그에 따라 대복재정맥이 원인일 경우에는 오금, 종아리 안쪽, 허벅지 안쪽 등에 하지정맥류 혈관이 보이게 되며, 소복재정맥이 원인일 때에는 종아리 뒤쪽, 발목 주변 등에 늘어난 혈관이 보이게 됩니다. 또한 그에 대한 치료로는 혈관내 레이저 열폐쇄술, 혈관내 고주파 열폐쇄술 또는 초음파하 경화요법 등의 치료가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가끔 환자분들이 그림처럼 외음순, 회음부, 허벅지 바깥쪽 또는 엉덩이에 생긴 하지정맥류를 이유로 내원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런 경우 대개는 큰혈관(대복재정맥이나 소복재정맥)의 역류가 없는 경우가 많아 수술이 필요없는 분이 대부분입니다. 주로 피부쪽에 늘어난 정맥에 대하여서만(보이는 혈관에만) 경화요법이라는 주사치료방법을 이용하여 치료하게 됩니다. 다리가 붓고 저리는 증상이 있으신 경우에는 압박스타킹이나 약물치료를 병행하기도 하지요.
하지만 단순히 하지정맥류로만 알고 넘기기에는 숨어있는 질병이 있을 수 있습니다.
골반울혈증후군이라는 병을 들어보셨나요?
골반울혈증후군이란 자궁과 난소를 지난 혈류가 심장으로 다시 돌아가야하는데 이 혈관이 고장나서 역류가 일어나 골반내에 피가 정체되어 “울혈”이 일어나 그로 인해 정맥순환이 잘 안되어 골반통, 정맥류 등이 나타나는 병입니다. 하지정맥류가 다리에 나타나는 정맥류라면, 골반울혈증후근(골반정맥류)는 골반 안에 생기는 정맥류인것이죠.
하지정맥류는 피부위로 울퉁불퉁한 혈관이 드러나기 때문에 바로 질환을 인지하고 병원을 찾을 수 있지만, 골반정맥류는 골반통과 비특이적인 정맥류 외에 표면으로 드러나는 것이 없어 병을 인지하기 힘듭니다.
먼저 6개월이상 지속되는 골반통증, 특히 묵직하고 당기는 느낌 또는 아래가 빠질것 같은 통증이 있다면 의심해볼 수 있으며, 오래 앉아있거나 서있을 때 또는 성교 전후에 심해지는 통증이 특징으로 볼수 있겠습니다.
또는 그림처럼 골반에 피가 정체되어 압력이 높아져 연결된 혈관을 통해 피부쪽으로 정맥류가 발달할 수 있겠습니다. 주로 회음부나 허벅지 안팎, 또는 엉덩이 쪽에 혈관이 주로 늘어나는데 이때 일반 하지정맥류로 알고 골반통과의 연결성에 대해 모르고 넘어가시는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골반울혈증후군의 경우 환자분들이 병을 잘 알지 못해 산부인과, 신경외과, 한의원 등을 전전하고 이 검사, 저 검사 다 하신 뒤에 결국 자궁적출을 하는 경우가 많지만, 자궁적출 수술도 굉장히 큰수술이라 수술 후 부담이 적지 않습니다.
골반울혈증후군의 치료
치료는 자궁적출이나 수술이 아닌 정맥색전술이라는 시술로 충분합니다. 정맥색전술은 인터벤션영상의학과에서 치료합니다. 미세한 카테터를 혈관(오른팔의 정맥)안으로 삽입하고 역류가 일어나는 혈관까지 진입한뒤 혈관 안에서 경화제와 색전물질로 혈관을 막아주는 방법입니다.
국소 마취와 2mm정도의 침습으로 치료가 가능하며, 문제되는 혈관을 막아주면 골반내에 정체되어 있던 혈류가 정상화되고 늘어난 혈관도 정상크기로 회복되어 증상이 없어지게 됩니다.
골반울혈증후군은 진단만 정확히 받으면 치료하기가 굉장히 용이한 병입니다. 하지만 밖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별로 없어 보통 병을 키우게 되는데요. 이때 회음부 정맥류, 엉덩이 정맥류가 도움이 될수 있습니다.
평소 골반통이나 허리통증이 있으시던 분이 회음부, 또는 엉덩이에 혈관이 튀어나오는 “하지정맥류”가 보인다면, 이는 하지정맥류라는 증상을 통해 골반울혈증후군이 고개를 내민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