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하지정맥류,
치료 후 바로 업무복귀 가능한 ‘베나실’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 거주하는 김모 씨(52)는 최근 하지정맥류로 진단받았다. 평소 다리가 무거운 느낌이 들고 종아리에 혈관이 툭툭 튀어나왔지만 개인택시를 운영하며 오래 앉아있는 탓으로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는 평소 이런 느낌을 사우나나 찜질방에서 해소하려 했지만 혈관이 더욱 불거졌다. 설상가상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도 심해졌다. 특히 낮에는 괜찮다가 밤에 잠들 때 유독 부기와 통증이 심해 신경쓰이던 중 병원을 찾아 이같이 진단받았다. 그는 무조건 수술해야 하는 줄 알고 걱정했지만 간단한 ‘베나실’ 치료로 바로 영업에 복귀할 수 있었다.
하지정맥류는 다리 정맥에 이상이 생겨 점점 커지는 일종의 혈관질환이다. 정맥류는 혈액흐름이 원활하지 못할 때 정맥에 피가 고이면서 피부에 실핏줄ㆍ굵은혈관 등이 비치거나 튀어나온다. 잠복성정맥류인 경우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하지정맥류가 심한 경우 마치 2~3㎏ 모래주머니를 차고 다니듯 다리가 무겁고 쉽게 피곤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김건우 민트병원 정맥류센터 원장(인터벤션 영상의학과 전문의)은 “하지정맥류는 다리가 쉽게 피곤하고 발이 무거운 느낌이 특징인 만큼 단순히 피로해서 나타난 현상인 줄 알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이런 경우 자칫 혈전이 형성되거나 모세혈관 밖으로 빠져나온 혈액성분과 대사산물로 피부가 검어지며 피부염이나 피부궤양이 생길 수도 있어 조기에 치료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겨울철에는 이런 현상이 나타나면 사우나나 찜질방을 찾아 문제를 해결하려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경우 오히려 혈관이 더 심하게 두드러져 주의해야 한다. 김건우 원장은 “하지정맥류 환자의 다리가 장시간 뜨거운 열기에 노출되면 혈관이 더욱 팽창돼 늘어나고 혈류역류가 심해져 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정맥류는 흔히 여성의 전유물로 여겨진다. 정맥류 자체가 여성호르몬에 일부 영향을 받고, 여성은 외모에 민감해 보기 싫은 혈관이 튀어나오면 빨리 개선하려는 등 치료에 적극적이다.
하지만 남성은 하지정맥류가 발병해도 자각증상이 여성에 비해 적고, 신경도 덜 쓰는 만큼 제때 병원을 찾는 경우가 드문 편이다. 이후 증상이 심해진 뒤 병원을 찾는 경우가 적잖다.
남성의 하지정맥류는 대개 비만과 흡연으로 인한 경우가 많다. 김건우 원장은 “남성들은 대개 업무시간에 쫓겨 운동량이 부족하고 회식과 술자리가 잦아 비만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비만인 사람은 날씬한 사람보다 순환 혈액량이 많아져 정맥이 늘어나면서 정맥벽에 과도한 지방이 축적돼 정맥벽의 약화를 불러일으킨다”고 설명했다. 이어 “흡연은 혈액 점도를 끈적하게 만들고, 혈압을 증가시켜 정맥 혈관벽과 판막에 손상을 입혀 정맥류를 유발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진단받더라도 당장 업무에 복귀하지 못할까봐 두려워 치료를 미루는 경우도 적잖다. 하지정맥류 초기에는 의료용 압박스타킹을 꾸준히 착용하는 것만으로도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지만, 남성들은 이조차 부담을 느낀다. 갑갑하고 불편한 압박스타킹 착용 자체를 피하고 싶은 것이다.
최근에는 이러한 부담감을 줄인 ‘베나실(Venaseal)’이 등장해 남성 환자들의 부담을 줄였다. 이는 의료용 접착제로 간단하게 망가진 혈관을 치료하는 하지정맥류 치료법이다. 베나실은 하지정맥류 치료를 목적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고, 보건복지부 신의료기술로도 인정받은 치료술이다. 치료법은 신뢰할 수 있지만 성공적인 효과를 기대한다면 해부학적 이해도와 치료경험, 원내 의료장비 수준 등을 파악하는 것이 좋다.
김 원장은 “베나실은 문제가 되는 혈관에 접착제를 얇게 도포해 폐쇄시켜 정맥피가 역류하는 것을 방지하고 하지정맥류를 근본적으로 치료한다”며 “혈관 초음파검사를 통해 문제혈관을 정확히 짚어내는 게 시술의 성패를 좌우하는 만큼 경험이 풍부한 집도의로부터 시술 받아야 만족도가 높다”고 조언했다.
디지털기획팀 이세연 lovo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