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8.05.03 11:12
주부 이모(42) 씨는 최근 생리량이 과도하게 늘어나 산부인과를 찾았다가 '자궁근종' 진단을 받았다. 병원에서는 출산도 마쳤으니 자궁을 적출할 것을 권했다. 이씨는 이를 망설였는데, 이유는 자궁을 잃는다는 상실감보다 켈로이드성 피부 때문에 상처가 잘 아물지 않을까봐 걱정돼서였다. 이씨는 "과거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을 때도 켈로이드 피부로 인해 굉장히 힘들었고, 귀를 뚫는 것도 부담스러운 정도"라며 "크게 흉터가 남는 자궁적출수술은 받을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이씨는 피부에 상처를 내지 않고 근종을 없애는 '자궁근종 하이푸'를 택하게 됐다.
켈로이드 피부는 피부에 상처가 나고 흉터가 생기는 과정에서 진피 속 콜라겐이 과도하게 침착되면서 생긴다. 상처가 제대로 아물지 않고 혈관이 증식하면서 흉터 부위가 점점 부풀어 오르는 것이다. 작은 알갱이 크기도 있지만 달걀만큼 커지기도 하며 대체로 붉은색을 띤다. 한 번 생기면 시간이 지나도 잘 낫지 않고 가려움, 짓무름 등이 생길 수 있어 불편함이 크다. 치료 후에도 재발 가능성이 높아 예방이 최선의 치료법으로 꼽힌다.
자궁근종 하이푸는 피부를 째지 않기 때문에 켈로이드성 피부의 환자도 부담이 없다. 하이푸는 고강도 집적초음파로 자궁근종을 타깃으로 삼아 괴사시키는 비수술 치료다. 하이푸 치료는 크게 '초음파가이드 하이푸'와 'MRI가이드 하이푸'로 나뉜다. 어떤 장비를 쓸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그런데 켈로이드성 피부인 환자가 하이푸 시술을 할 때는 MRI가이드 하이푸가 효과적이다. 민트병원 자궁근종통합센터 김영선 원장은 "하이푸 시술 중 피부 화상이 생기지 않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MRI가이드 하이푸를 사용하면 피부 온도 상승을 자세히 확인할 수 있고 자동으로 피부를 차갑게 하는 기능도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단, 모든 자궁 근종에 하이푸 치료가 가능한 것은 아니다. 김영선 원장은 "근종이 매우 크거나 너무 많은 경우 근종 크기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하이푸 시술이 어려운 켈로이드 환자는 최소침습치료를 통한 자궁근종 색전술도 고려해볼 수 있다. 색전술은 근종으로 향하는 혈관에 특수약물을 주입, 영양공급·혈액을 차단해 근종을 괴사시키는 것이다. 2mm 정도의 작은 절개창을 내 시술해 켈로이드 흉터를 최소화할 수 있다.
/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