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푸 치료, “너무 크니 여러번에 나눠서 하죠”?
글 : 민트병원 자궁근종통합센터 김영선 원장/의학박사(영상의학과 전문의)
하이푸를 여러 번 시도해야 하는 자궁근종이라면, 자궁근종 색전술 등의 대안 치료를 찾는 것이 더 좋을 수 있습니다.
최근 자궁근종이나 선근증에 대한 치료로 하이푸 (HIFU, high-intensity focused ultrasound, 고강도집속초음파치료술)를 찾는 분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높은 치료효과와 안전성, 그리고 무엇보다 바늘조차 쓰지 않는 완전 비침습성 (non-invasiveness) 및 이로 인한 빠른 회복 때문이겠죠.
하이푸는 이름이 의미하듯 강한 초음파를 체내의 한점에 모을 때 발생하는 열로 병변을 태우는 치료입니다. 이는 돋보기로 햇볕을 모아 불을 지피는 것과 비슷한 원리입니다. 열이 발생하는 촛점은 매우 작고 일반적인 근종이나 선근증 병변은 그보다 훨씬 크기때문에 전체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반복적인 적용이 필요합니다. 게다가 각 치료 사이에는 합병증을 막기위해 충분한 냉각시간이 필요하고요. 그래서, 하이푸는 병변이 커지거나 많아질수록 치료시간이 길어집니다.
이런 이유로 하이푸로 한번에 치료할 수 있는 병변의 크기/갯수는 제한됩니다. 그 제한은 치료대상 병변의 속성, 하이푸 장비의 종류, 시술의사의 성향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7~9cm보다 큰 병변은 하이푸로 한번에 전체를 치료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여러 번에 나누어 치료하면 되지 않을까요? 가령 병변의 부피가 한번 치료할 수 있는 것의 2배라면 치료도 2번에 나눠 2배의 시간만큼 하면 되지 않을까요? 일견 일리가 있어보이고 진료현장에서 환자들과 대화하다 보면 일부에서는 실제 이렇게 시행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아래의 두가지 이유로 바른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첫째, 치료시간은 2배일지라도 합병증의 위험은 몇배 더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피부화상 합병증 위험은 치료횟수/강도에 선형적으로 비례해 2배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신경손상, 장손상같은 주변장기 합병증은 치료횟수/강도 외에도 치료범위에 영향을 받습니다. 즉 병변이 커질수록 이러한 합병증 위험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작게는 여러배, 크게는 수십배 증가합니다.
둘째, 자궁동맥색전술 (UAE)이라는 좋은 비수술적 대체치료법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이푸를 나누어 시행함으로써 발생하는 증가된 치료시간, 치료 비용, 그만큼의 수고를 굳이 감수할 필요가 있을까요? 물론 자궁동맥색전술은 큰 근종이라고 시술시간이 길어지거나 합병증의 위험이 증가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하이푸보다 시술후 통증이 심하고 회복시간이 상대적으로 길다는 단점이 있긴 합니다. 이러한 단점이 하이푸를 여러번 나누어 할 때 유발되는 단점보다는 훨씬 작습니다. 하이푸를 여러번 나눠하는 것은 한마디로 무리수입니다. 합병증 위험을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하이푸 치료를 여러번에 나누어 시행하자는
제안을 받으셨다면 대체 치료법이 없는지
알아보는 것이 현명한 의료소비 자세
만약 하이푸 치료를 여러번에 나누어 시행하자는 제안을 받으셨다면 굳이 하이푸 치료를 고집해야 할지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하고 대체 치료법이 없는지 알아보는 것이 현명한 의료소비 자세라 생각합니다.
